100년 전 이민자 삶 다룬 '하와이판 파친코'

입력 2022-09-21 18:03   수정 2022-09-22 00:43

100년 전 남편 될 사람의 사진 한 장만 보고 하와이로 시집간 세 이민 여성의 삶을 그린 인기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사진)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은 올해 세 번째 창작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11월 22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대표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은 약 100년 전 중매쟁이가 가져온 사진 한 장만 보고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 신부’ 세 여자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각각 재미동포와 재일동포의 삶을 다룬 영화 ‘미나리’, 드라마 ‘파친코’처럼 디아스포라(유랑민) 서사를 담고 있다. 사진 신부는 당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하와이에 정착한 조선 남성들이 고국 여성을 배필로 맞기 위해 중매쟁이에게 각자의 사진을 보낸 데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독한 인종 차별, 극심한 노동 등으로 힘겨운 삶을 살았다. 작품은 ‘버들’(배우 홍지희·이혜란 분) ‘홍주’(정은영·이수정 분) ‘송화’(임지영·주다온 분) 등 세 이주 여성의 삶과 이들이 조국 독립을 위해 뜻을 모으는 과정을 그렸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창작진이 뭉쳤다. ‘한밤의 세레나데’ ‘식구를 찾아서’ 등을 연출하고 배우로도 활동 중인 오미영이 대본을,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중독’ 제작에 참여한 이나오가 작곡을 맡았다. 연출은 ‘어린 왕자’ ‘더 정글북’ 등을 지휘한 이대웅이 맡았다. 음악감독 김길려, 안무 박경수 등도 힘을 보탰다.

이대웅 연출가는 “힘든 이주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세 여인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나오 작곡가는 “100년 전이 배경인 만큼 고전적 분위기와 현대적 감성을 적절히 접목해 넘버(노래)들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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