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광산기업의 경고…"구리값 더 떨어진다"

입력 2022-09-21 17:47   수정 2022-09-22 02:31

세계 2위 광산기업인 리오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경영자(CEO)가 단기적으로 구리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올 들어 20% 이상 떨어진 구리값이 더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우스홀름 CEO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기 향방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공급망 위기, 인플레이션 등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며 구리 수요가 단기적으론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구리는 건물, 자동차, 휴대폰 등 다양한 산업의 원자재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에 경기 동향과 전망이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구리는 실물경기의 가늠자로 통하며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불린다.

구리 가격은 올 들어 20% 이상 하락했다. 올해 고점 대비로는 더 내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올해 3월 t당 1만845달러로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 t당 7758달러(12월물 기준)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산업금속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미국 등지 인플레이션이 30~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구리 수요를 위축시켰다.

달러 강세로 구리의 실질 가격이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强)달러 국면에서는 거래자의 가격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스타우스홀름 CEO는 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요 소비국인 중국의 경우 서방 국가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덜하다”며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도 구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과 풍력발전 부품 등에 쓰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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