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받는 와중에도 두산 한화 LS 등 ‘지주사 3형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식량 위기 국면의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개선된 재무 구조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두 달간 37% 상승했다. 같은기간 2.57% 내린 코스피지수와 대비된다. 한화와 LS도 각각 17.8%, 16.8% 오르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이들 지주사의 특징은 에너지 안보와 식량 위기 국면에 최적화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은 수소에너지(두산퓨얼셀), 원자력 발전(두산에너빌리티), 로봇(두산로보틱스) 등을 주력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미국 태양광 모듈 1위 업체인 한화솔루션과 국내 대표 방산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LS는 원자재(LS-Nikko동제련), 해상풍력(LS전선), 농기계(LS엠트론)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두산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기업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4월 채권단에 긴급자금 지원을 신청했으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 2월 채권단 관리를 벗어났다.
이후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수소, 가스터빈 등 4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올해 ‘핫한’ 섹터로 불리는 테마들을 모두 주력 사업으로 품고 있다”고 말했다.
LS는 해상 풍력 설치 급증세를 타고 케이블 사업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식량 안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트랙터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동제련 자회사인 LS-Nikko동제련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지 주식 5572억원어치(2854만주)를 처분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한화는 지주사가 보유하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각해 방산업을 일원화했다.
LS는 2대 주주이자 일본 합작 법인이 보유하던 LS-Nikko동제련 지분 49.9%를 전량 인수해 LS-Nikko동제련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S-Nikko동제련 지분 100% 확보로 배당금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열사 호실적에 힘입어 지주사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올해 영업이익이 1조1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기간 LS는 전년 대비 37% 급증한 65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LS는 지난 4월 말 7만9000원이었던 평균 목표가가 9만6400원까지 상승했다.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53%에 달한다. 두산의 평균 목표가는 15만원으로 현재가 대비 65%의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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