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옆 동네 카페도 웃었다

입력 2022-09-22 17:30   수정 2022-09-23 01:27

세종시에서 카페 ‘우주커피’를 운영하는 정민영 씨(39)는 2019년부터 스타벅스 세종청사점과 같은 건물에서 선의의 경쟁 중이다. 커피 시장의 최강자인 스타벅스 옆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 대표의 얼굴엔 요즘 미소가 가득하다. 최근 선보인 신메뉴가 입소문을 타며 매출이 늘고 있어서다.

매장 면적 33㎡짜리 우주커피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 수 있었던 데는 한정판 음료 ‘한라문경스위티’의 영향이 컸다. 한라문경스위티는 스타벅스가 동반성장위원회·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맺은 상생 협약에 따라 지난 8월 25일 선보인 첫 번째 상생음료다.

동반성장위가 소규모 카페의 신청을 받아 매출,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100곳의 소상공인 카페에서 5만 잔 한정으로 연말까지 판매된다. 스타벅스가 원료를 공급하고, 제조는 해당 카페에서 이뤄진다.

정 대표도 소상공인 카페로 선정돼 지난달부터 한라문경스위티를 팔고 있다. 정 대표는 “스타벅스가 같은 건물에서 영업 중이라 주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하지만 가까이서 스타벅스의 매장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관찰하며 운영 방식이 되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우주커피에서는 상생음료 판매 3주 만에 1차 입고된 250잔 분량이 소진됐다. 정 대표는 스타벅스에 2차 물량을 신청해뒀다. 그는 “상생음료 판매 기간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배달 주문은 2배 이상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라문경스위티는 스타벅스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출시 한 달째인 22일까지 1차로 제공된 2만5000잔 분량의 음료 중 약 46%인 1만 잔 이상이 판매됐다. 스타벅스는 11월에 두 번째 상생음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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