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의 중장기 방향을 결정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오는 27일 ‘지각 출범’한다. 대통령이 추천하는 국교위 초대 위원장에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사진)이 지명됐다. 21명의 위원 중 19명의 인선이 완료됐지만, 정치색이 뚜렷한 인물이 상당수 포함돼 교육정책을 둘러싼 정쟁과 이념 갈등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교육부는 22일 국교위의 대다수 위원 구성이 마무리돼 27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교위는 교육정책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휘둘렸다는 비판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중립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수립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기구다. 대학입시, 학제개편 등 중장기 교육정책을 다루고 국민 의견을 수렴·조정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국교위는 위원장 1명(장관급)과 상임위원 2명(차관급)을 포함해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 지명은 이 위원장을 비롯해 강은희 대구교육감,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정호 서강대 겸임교수,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 등 5명이다.
국회 추천 상임위원은 김태준 전 동덕여대 부총장,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다. 상임위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국회 추천 위원은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 이민지 한국외국어대 학생회장, 이승재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장석웅 전 전남교육감,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등 7명으로 결정됐다.
단체 추천으로는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이영달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이 참여한다. 당연직으로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시도교육감협의회장(서울교육감)이 포함됐다.
아직 지명되지 않은 2명은 교원단체가 추천할 예정이다. 3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중 조합원 수가 많은 2개 단체가 1명씩 위원 추천 권한을 갖는다. 교총은 1인 추천권을 따냈지만 교사노조와 전교조는 서로 조합원 수가 많다며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교육계에선 이번 인선과 관련해 국교위 설립 취지와 달리 주로 정파색이 강한 인물들이 지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역사학자인 이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했다. 정대화 이사장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중형을 내린 재판부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강은희 교육감은 보수 성향, 조희연 교육감은 진보 성향이 뚜렷하다. 정의당 추천 김석준 전 교육감도 민주노동당 부산시 지부장,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을 지낸 진보 성향 인사다.
오석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이 위원장은 다수 기관의 대표직을 역임했고, 리더십과 교육분야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다”며 “국교위를 중립적으로 운영할 적임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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