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파에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인도 펀드는 나 홀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높은 경제성장성이 예상되면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성이 커진 중국 시장에 대한 대안으로 인도를 지목하면서 투자 매력도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인도 펀드의 수익률은 5.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8.97%), 중국(-7.42%), 유렵(-7.06%), 일본(-4.03%) 등 주요 지역의 펀드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인도 펀드 가운데 'IBK인디아인프라펀드'가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8.55%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펀드는 인도의 정책 수혜 우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3개월 수익률은 28.33%에 달한다. 인도의 내수 소비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삼성인도중소형FOCUS'는 최근 한 달간 8.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도 같은 기간 각각 7.30%, 6.6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최근 한 달간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지만 인도 증시는 오히려 0.6% 상승하면서 살아남았다. 인구 14억명의 탄탄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 등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댓값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등은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세계 최고 수준인 7% 이상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으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대안으로 꼽히는 것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 요소로 꼽힌다.
인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다. 그간 글로벌 IB들은 인도 내에서의 경제 관행이나 기업 문화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세계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다수의 IB들이 인도 시장에 적극 진출할 뜻을 드러내고 있다.
마놀로 팔코 씨티그룹 글로벌 투자은행(IB) 공동 대표는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위험이 고조됨에 따라 인도를 글로벌 시장 진출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내년 인도 기업의 증시 상장을 포함해 재생 에너지 및 인프라 관련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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