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럭도 대형 전기트럭인 e트럭을 공개하고 2024년 출시 계획을 밝혔다. 1회 충전 시 600~800㎞를 주행하고, 45분 내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테슬라도 800㎞를 주행하는 세미트럭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대형 전기트럭의 주행거리는 현재 판매되는 전기트럭(약 300~400㎞)의 두 배에 이른다. 수소트럭보다도 더 멀리 간다.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트럭인 현대자동차 엑시언트의 1회 주행거리는 400㎞ 안팎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체들이 수소가 아니라 전기상용차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전기트럭이 자동차업체들의 새로운 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소승용차 보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자동차업계가 전기상용차로 시선을 돌린 배경 중 하나다. 수소승용차인 현대차 넥쏘와 도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은 월 1만 대 안팎에 불과하다.
CATL이 대형 트럭용 배터리 기술인 MTB(모듈투브래킷)를 공개한 것 역시 전기트럭 상용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모듈의 다음 공정인 팩 단계를 생략한 채 트럭 몸체인 브래킷에 부착할 수 있어 트럭 내 공간 효율성을 40% 높이고 무게를 10% 줄일 수 있다.
다임러트럭이 e액트로스롱하울에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하는 등 전기트럭 시장에서 LFP 쓰임새가 커질 전망이다. 트럭은 배터리 장착 공간이 넓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20~30%가량 저렴한 LFP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업체들도 이런 시장 변화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삼성SDI는 고객이 원하는 용량에 맞춘 ‘스케일러블’ 배터리를 공개하고 상용차 납품 물량 확대를 준비 중이다.
프라운호퍼는 “2030년 제철소 등 산업 수요만으로도 유럽연합(EU)의 그린수소 생산 목표치보다 많다”며 “수소모빌리티는 도로 운송 대신 항공, 선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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