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이 하나은행과 손잡고 다음달부터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선보인다. 월 1600만 명이 쓰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와 하나은행 예금 통장을 통합해 네이버페이 선불 충전금에 대해서도 예금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간편결제 플랫폼에 쌓아둔 선불 충전금은 예금이 아니라 상품권처럼 분류돼 이자를 수령하거나 예금자보호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하나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혁신적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양측은 1호 제휴 상품으로 하나 통장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 통장이 도입되면 아예 선불금을 충전할 필요가 사라진다.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하나 통장에서 자동으로 결제대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용자가 미리 연동해둔 계좌에서 만원 단위로 충전한 다음 결제하는 방식이다.
하나 통장은 엄연한 은행 계좌인 만큼 예금 이자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이 2020년 미래에셋증권과 협업해 내놓은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은 1000만원까지 최고 연 2.55%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지만 네이버페이 결제를 위해선 미리 선불금 충전이 필요했다. 물론 선불 충전금에 대해선 어떠한 형태의 이자나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 반면 하나 통장은 원리금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 혜택이 가능하다. 물론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선 최초의 하나 통장 개설 절차는 밟아야 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하나 통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미 지난 8월부터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의 신규 개설을 중단한 상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의 향후 서비스 종료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하나 통장의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연 2%대 후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전작인 미래에셋 네이버통장(최고 연 2.55%)을 넘어서려면 더욱 파격적인 금리 혜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하나 통장과 연동한 신규 체크카드 발급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은행과 핀테크라는 각자의 영역을 넘어 고객에게 혁신 경험을 제공한다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혁신적 금융을 위한 협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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