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올 3분기에 전년 동기(317억원)를 훨씬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소재인 고반응성 폴리부텐(PB)은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탄탄하다”며 “시황이 좋았던 지난해보다도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DL케미칼은 지난 2분기엔 53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332억원) 대비 6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258억원으로, 전년 동기(3638억원) 대비 네 배가량으로 늘었다. 국내 주요 화학업체들이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일제히 악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DL케미칼의 주력 제품은 PB다. PB는 윤활유, 건설용 접착 마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PB는 연 100만t가량이며 DL케미칼은 여수공장에서 연간 20만t을 생산한다.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PB는 가격이 폭락한 폴리에틸렌(PE)에 비해 수요가 견조해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지난 3월 인수가 마무리된 크레이튼의 실적이 본격 반영된 것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L케미칼에 따르면 크레이튼은 지난 2분기에 1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DL케미칼은 3조원을 투자해 올 3월 크레이튼 인수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업체인 셸에서 분사된 크레이튼은 스티렌블로코폴리머(SBC)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케미컬 회사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세대(5G) 통신 케이블에 활용되는 소재다. DL케미칼이 지난해 9월 크레이튼 인수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시장에선 “다윗이 골리앗을 인수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수 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당장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규모는 작지만 비용 정산이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이 DL케미칼의 설명이다.
DL케미칼이 인수한 합성고무·라텍스 시장의 글로벌 1위 기업 카리플렉스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카리플렉스는 크레이튼의 합성수지고무사업부로, DL케미칼이 2020년 3월 6200억원에 인수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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