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작곡가' 아닌 아도라 그 자체…"길게 뻗어가는 가수 되고파" [종합]

입력 2022-09-26 17:06   수정 2022-09-26 19:40


가수 아도라(ADORA)가 솔로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해낸다.

아도라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어도러블 리벌스(Adorable REbirth)'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어도러블 리벌스'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을 아도라만의 감성으로 동화적인 감성으로 그려낸 앨범으로, 기존에 발매한 '어린이름', '트러블? 트래블(Trouble? TRAVEL!)'에 이은 동화 3부작의 대단원이다.

타이틀곡 '매지컬 심포니(Magical Symphony)'를 비롯해 사랑을 시작하기 전 들뜨고 설레는 마음을 담은 '마이 가이(My Guy)', 보이는 모습은 말괄량이지만 나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소녀의 마음을 담은 '천방지축(CBGC)', 몽환적인 분위기 속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듯한 '블루 블루 스페이스(Blue Blue Space)',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별 하나(Starlight)'까지 총 다섯 트랙이 담겼다.

데뷔 앨범부터 아도라와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싱 팀 Strawberrybananaclub을 비롯해 글림(GLEAM), 플레인(Pleyn), PAPRIKAA, 임정우, 박현, C'SA, 최팽 등 다양한 프로듀서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앞서 '어린이름'에서 탄생이라는 주제로 존재의 의미를, '트러블? 트래블!'에서 인생을 여정과 여정에 빗대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어도러블 리벌스'에서는 '환생'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다채로운 심포닉 브라스와 스트링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타이틀곡 '매지컬 심포니'는 선명한 멜로디 라인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음악적 변주를 통해 듣는 순간 삶이 새로워지는 듯한 '환생'의 기분을 준다. 다이내믹한 곡 전개가 동화의 한 장면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해 아도라만의 독특한 음악적 연출과 표현력, 매력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아도라는 타이틀곡 '매지컬 심포니'에 대해 "지루한 일상에서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냐. 흑백사진 같은 시간 속에서 잠깐이나마 매지컬한 순간을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굉장히 발랄하고 통통 튀고, 명랑한 곡이라 나도 가끔 힘에 부칠 때가 있다. 따분할 때 한 번씩 들으면 에너지를 얻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곡은 무려 2년 전에 작업한 곡으로 인제야 빛을 보게 됐다고. 아도라는 "'매지컬 심포니'가 힘든 과정을 지나 첫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까지 오게 됐다"며 작업 과정을 떠올렸다. 이어 "작곡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 아티스트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과 작곡가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어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수록곡 '별 하나'를 추천하기도 했다. '별 하나'에 대해 아도라는 "나의 첫 발라드곡"이라면서 "발라드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도 했는데, 곡이 너무 좋아서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도라는 데뷔 전 빅히트뮤직(하이브 전신) 소속 인하우스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방탄소년단의 '봄날', '유포리아', '낫 투데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아워 서머' 등의 작업에 참여해 'BTS 프로듀서'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가수로 정식 데뷔해 자신의 모든 앨범에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으로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프로듀서에서 가수로 새 출발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아도라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라 연습생 생활도 오래 했다. 그러던 중에 감사하게 빅히트에 프로듀서로 입사하게 된 거다. 거기서 오랜 시간 열심히 했는데 플레이어로서의 미련이 항상 마음속 어딘가에 있었다. 아티스트분들이 멋있게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몸이 안 좋아져서 갑상샘암 수술을 받아 회사를 나오게 됐다. 그때 하고 싶었던 꿈을 이뤄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가수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양호하다"고 했다. 그는 "수술 전후 체력에 차이가 크게 나긴 하는데 일상생활 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한번 아팠다고 되게 조심하게 되더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프로듀서 활동 이력 때문에 아도라는 데뷔 당시부터 'BTS 작곡가'로 주목받았다. 그는 "제발 그런 수식어를 넣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BTS 작곡가'라는 수식어가 어떻게 보면 맞고, 어떻게 보면 틀리다. 매우 많은 곡자들이 한 곡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이 그 하나의 곡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 영광을 나 한명이 가져가는 느낌이라 같이 한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BTS라는 아티스트의 발자취에 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고, 정말 나도 같이 일해봤기 때문에 그분들의 애티튜드를 알아서 더욱 조심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이내 "사실 내가 해온 부분이 맞기도 해서 이 수식어를 나쁜 마음으로 이용하려고 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받아들이게 되더라. 지금은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도라는 오랫동안 노래하는 가수가 되길 바랐다. 그는 "난 향후 50년간 계획을 다 세웠다. 관에 들어갈 때까지 음악을 할 거라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다. 첫 번째 미니앨범이라 아직 보여드린 게 아주 적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밝은 걸 보여드렸으니 후에는 어두운 것도 음악에 담아보고 싶다"고 했다. 향후 컬래버레이션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아이유를 꼽았다.

끝으로 아도라는 'BTS 작곡가'가 아닌 새롭게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는 물음에 "꾸준한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가수나 노래나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많은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도 의미가 있지만 조금 더 오래, 길게, 잔잔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아도랐다', '아도랐따봉'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어도러블 리벌스'는 '제3자의 눈으로 본 아도라'라는 느낌이 드는 앨범이에요. 지금껏 해온 음악과는 다른 결의 음악이 담겼죠. 보는 분들께서도 '오? 아도라가 이런 음악을 했네?'라는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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