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에서 글로벌 콘텐츠 전략을 총괄하는 레베카 캠벨 인터내셔널콘텐츠&오퍼레이션 회장이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디즈니가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해서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테마파크에서 캐릭터와 직접 만나는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즈니가 최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개최한 팬 이벤트 ‘D23 엑스포(D23 Expo)’에서는 수천 명의 광팬을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시리즈의 예고 영상이 공개될 때 환호성을 내지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분장한 채로 행사를 즐긴다. 10대뿐 아니라 적지 않은 60대, 70대 노년 팬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팬심을 뽐내는 게 눈에 띄었다.
남녀노소 이렇게 열정적인 팬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은 디즈니랜드에 들어가서야 풀렸다. 영화 속에서 봤던 스파이더맨이 눈앞에서 하늘을 날고, 스타워즈의 촬영장을 옮겨온 것 같은 공간을 거닐면서 디즈니의 팬들은 어렸을 때부터 소중한 경험을 쌓아가게 된다. 이 경험에 비례해 팬심은 깊어지고 디즈니의 콘텐츠와 캐릭터 상품을 소비하는 데 기꺼이 지갑을 연다. 100년 기업으로 영속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창업자 월트 디즈니의 ‘경험을 팔겠다’는 구상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퀄리티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을 것이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어맨다 무어 구글 스트리트뷰 상품관리 디렉터는 “이 팀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어떻게 선사할지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의 DNA에 새겨져 있는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디스플레이의 미래 기술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퀀텀닷 디스플레이업체 나노시스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업체에서도 3년을 일한 경험이 있는 제이슨 하트러브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은 제품을 판다고 생각하지만 애플은 경험을 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바꿀 신기술을 개발하려면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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