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투자 수익률이 올 3분기 중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압도한 가운데 같은 기간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00대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반영하는 ‘MVIS 크립토컴페어 디지털에셋 100’(MVIS CryptoCompare Digital Assets 100) 지수는 올 3분기 들어 5.4% 상승했다. 이 지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코인들을 추종한다.
요즘 들어 최고의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는 미국 달러에 버금가는 수익률이다.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블룸버그 달러 스팟 ’ 지수(The Bloomberg Dollar Spot Index)는 같은 기간 7.2%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금 현물 가격은 9.3%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금은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최근 또다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강(强) 달러까지 겹치며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채권, 주식, 원자재 투자 수익률도 3분기 들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코인이 의외로 좋은 투자 성적을 낸 이유를 이더리움에서 찾았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으로 2위 코인인 이더리움은 머지 업그레이드를 계기로 에너지 절약 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기대로 상승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 호주법인의 조나단 밀러 전무는 “루나 사태 등이 촉발한 변동성이 끝나간다는 초기 지표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코인 투자가 앞으로도 유망한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위험자산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회사 벤링크 파트너스의 시시 루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7500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 시세는 장중 1만9000달러를 웃돌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월에는 1만7600달러선까지 밀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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