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인구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년간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저출산 정책의 실효성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 등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가 인구 감소와 100세 시대의 해법을 찾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저출산고령사회위는 정부 각 부처의 인구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부처들을 좀 더 강하게 조율하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이끌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일부 저출산고령사회위 인사를 교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서형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더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역이 스스로 동력을 찾고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이른바 제2국무회의를 각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정례화해서 단체장들과 함께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이후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발제한 ‘인구구조 변화와 대응방향’ 발표를 듣고 국무위원들과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토론에 앞서 “국무위원들도 어느 한 부처에만 국한되지 않는 문제인 만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무회의를 마친 윤 대통령은 세종시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인 아이누리어린이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학부모, 보육교직원, 관련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저출산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부모급여 도입,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 및 어린이집 환경 개선을 국정과제로 정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가정의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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