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서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키우는 한모씨(41)는 자녀 코딩 교육이 고민이다. 초등학교 정규 학교 수업에선 낮은 수준의 블록코딩도 배우지 못하고, 심화 교육을 따로 하자니 방과후 학교에 코딩 수업도 없어서다. 한씨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우리 세대는 코딩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코딩 교육 열풍이 거세지만 학부모들은 학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 정규 수업은 학교가 정보 교과 시수를 얼마나 편성하는지, 정보 교사가 있는지에 따라 학교별로 수준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사교육 시장은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에서 발표한 ‘서울시 학원 등록 교습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시내에서 코딩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은 103개다. 2015년 14개였던 것에 비하면 7배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는 같은 기간 2개에서 36개로 18배가 됐다. 코딩만 교육하는 전문 학원이 생기고, 국어·수학·영어 중심으로 가르치던 일반 보습학원에서도 코딩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만 4~6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코딩 수업까지 나왔다. 서울 목동의 한 학원은 만 4~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달에 교습비 44만원을 받고 ‘로봇코딩’을 가르친다. 이런 학원은 ‘블록방’이라고도 불린다. 컴퓨터가 아니라 레고 등의 블록을 가지고 조립하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학원비 부담도 크다. 현재 교육과정상 중학교 때 배우는 ‘엔트리’나 ‘스크래치’ 등 초보적인 블록 코딩 수업은 한 달에 30만~40만원 선,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 수업은 40만~50만원 선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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