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공세를 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최초 보도한 MBC 간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띄웠다. 이에 민주당은 "이제 '탄압의힘'이라고 불러야겠다"며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야당은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이 일과 전혀 무관한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있다"며 "해외 순방 성과를 폄훼하려는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일 뿐만 아니라 국익에 대한 자해행위라는 점도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를 최초로 보도한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항간에 돌아다니는 '받은 글', 소위 지라시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 방송하는 건 공영방송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했다.
이어 "MBC는 지난 야권 유력 대선후보의 부인을 취재하기 위해 경찰 사칭까지 하면서 취재 윤리를 내팽개친 전력도 있고, 끊임없이 우리 당에 대해 편파적인 방송을 해온 전력이 있다"면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했다. TF 위원장은 박대출 의원이 맡고 위원으로는 박성중, 윤두현, 윤한홍, 장동혁, 조수진, 최형두 의원이 참여한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과기정통위 위원 일동이 MBC를 고발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더니, 오늘은 지도부가 의원총회까지 열어 MBC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겠다고 한다"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언론 때려잡기만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언론 길들이기가 통한다고 보는 건가. 지상파 3사 모두 보도했는데 한 곳만 본보기로 손보겠다는 것이냐"며 "대통령의 방미 이후 주가 폭락, 환율 폭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라고 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워 지금 국민이 신음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언론 탓이나 하면서,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여당 행세를 하는 것이냐"며 "지금 정부·여당이 민생 안정 TF, 환율안정 TF,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TF를 만들어야 정상인데, 언론탄압 TF나 만들겠다니,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욕설과 말실수의 대응 방법은 언론사 고발이나 언론 탄압 TF를 만드는 게 아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사과하면 된다"며 "무능과 거짓말로 무너진 권력은 수없이 많다.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언론 탄압이나 한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을 '탄압의힘'이라 불러야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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