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결혼하고 싶어서 식을 미뤘는데 불과 몇 달 사이에 식장 대관료만 500만원이 올랐습니다. 1인 식대도 만원이나 비싸졌고요. 차라리 작년에 결혼식을 올릴 걸 그랬습니다.”
내년 상반기 결혼식을 준비중인 30대 A씨는 최근 고민이 깊어졌다. 이직 준비와 코로나19로 결혼 시기를 한 차례 미뤘는데 같은 웨딩홀의 식대가 큰 폭으로 뛴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A씨가 선택한 강남구의 한 유명 웨딩홀에서 식대는 작년말 6만7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12%가량 비싸졌다. 웨딩홀 측에서는 “작년보다 식재료 수급이 힘들어졌고 홀서빙 아르바이트생과 주방 단기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 식대를 올려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300인분의 식대와 대관료 등을 포함해 4000여만원에 계약을 진행했다.
엔데믹 이후 결혼식 수요가 몰리면서 예식장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코로나19에서 살아남은 웨딩업체들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한 상태다. 수요가 가장 많은 주말 점심의 보증인원(최소 계약 하객 수)을 늘리거나 소규모 예식의 식대를 올려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결혼식 참석 문화가 줄어든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250명 이상)을 동원해야 하는 것도 예비 부부들에게는 또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다.
해외 신혼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비상이 걸렸다. 패키지 여행은 출발 한 달 전 환율을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대부분인데 최근 한 달간 환율이 급등해버린 것.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환율이 더 올라가기 전에 잔금을 미리 치뤄도 되겠냐’는 고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아예 몰디브나 하와이 대신 동남아시아, 호주, 유럽 지역으로 선회하려는 문의도 늘었다”고 전했다.
커뮤니티에서는 예비 부부간 ’짝꿍 찾기‘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결혼식 영상 촬영 등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2~4인이 짝을 이뤄 예약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블로그나 SNS에 서비스 상세 후기를 작성하고 현금 리워드나 마일리지를 적립받는 방식도 보편화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웨딩시장은 소비자의 반복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환경”이라며 “수요자들이 적정 서비스 가격이 얼마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업체들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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