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27일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국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일본 현지 언론들은 오후 2시부터 거행된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지난 7월 8일 자민당 선거 유세 도중 흉탄에 맞아 숨진 아베 전 총리의 가족장은 이미 치러졌다. 국장은 고인이 별세한 지 81일 만에 열렸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는 고인의 유골함을 안고 차량 뒷좌석에 탑승해 오후 1시26분 시부야구 자택을 출발했다. 자위대 의장대 20여 명이 배웅했다. 아키에 여사가 탄 차량은 방위성을 거쳐 국장이 치러지는 부도칸에 도착했다. 아키에 여사는 부도칸 앞에 내려 장례위원장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 자위대 음악대가 장송곡을 연주하는 동안 기시다 총리가 앞장서서 부도칸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아키에 여사는 유골함을 품은 채 그의 뒤를 따라 안으로 걸어갔다. 자위대는 조의의 뜻을 담아 19발의 조포를 발사했다. 장례식이 시작되고 유골은 제단 위로 옮겨졌다. 후미히토 왕세제 부부를 비롯한 7명의 일본 왕족이 나와 조의를 표했다.
장례식 부위원장(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개식사를 시작으로 국가 연주와 묵념이 진행됐고, 아베 전 총리의 생전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제2차 아베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맡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이 추도사를 읽었다. 이후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아키히토 상왕 부부가 보낸 대리인이 배례하고 참석자들이 헌화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이런 식순은 과거 전직 총리들의 장례식을 대부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장에는 일본 정·재계 인사 약 3600명과 해외 218개 국가·지역·국제기구 인사 700여 명 등 총 4300명가량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불참했으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자리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부도칸 인근에서는 국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300명 규모 집회를 열고 국장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일본 의회 앞에서도 야권 인사들과 시민단체가 국장 반대 시위를 벌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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