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8일 10: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2차전지 장비 제조회사 씨아이에스가 본입찰을 거치지 않고 개별협상을 통해 새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 현재 유진그룹을 비롯한 국내 기업 두 곳이 협상에 임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씨아이에스 매각을 자문하고 있는 KB증권은 현재 원매자 두 곳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안 유지 등을 감안해 별도의 본입찰을 치르지 않고 최종 인수자를 결정해 수의계약을 맺기로 방침을 정했다. 씨아이에스 경영진은 지난 5월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한 후 원매자를 물색해왔다.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운용사 SBI인베스트먼트와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지분 (22.88%)와 김수하 대표이사 지분(4.97%)을 포함한 회사의 경영권 지분 27.85%다.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수준이다.
별도의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만큼 조만간 새 인수자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원매자로 알려진 유진그룹 역시 건축자재 사업에 주력하는 곳이지만 신사업 발판 마련을 위해 씨아이에스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주사로 둔 현대그룹을 인수후보로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설립된 씨아이에스는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2004년 리튬이온전지 전극제조설비를 처음 국산화한 것을 시작으로 전지극판 제조용 압연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연료전지용 극판인 GDL(Gas Diffusion Layer)과 연료전지용 부품 및 제조용 설비까지 잇따라 개발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삼성SDI와 LG화학 등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전지 분야 제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노스볼트도 핵심 고객사로 뒀다. 지난 4월에는 영국의 배터리 업체 브리티시볼트와 1133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수주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차전지가 필요한 전기자동차 시장 증가와 해외 수주증가 등으로 씨아이에스 실적이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1327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씨아이에스가 안정적인 수익처를 기반으로 올해 약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씨아이에스는 현재 운영 중인 대구 1·2공장 외에 추가로 늘어날 장비 수주에 대비하기 위해 연내 3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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