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9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1호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대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현대백화점의 산업재해 리스크를 유심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현대백화점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있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따른 것이다. 지난 26일 오전 7시45분쯤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고용노동부는 현대백화점을 대상으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고로 사망자가 나올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처벌을 받는다고 규정한다.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법 수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유통업계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한신평은 이번 사고가 현대백화점의 집객력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중대재해법 법률 위반 여부 및 집객력에 미치는 영향은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유관 기관 조사결과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무적인 피해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한신평은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해당 점포가 전체 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으로 포함되면 현대백화점의 신용도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판단이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 수준이다. 한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직결된 요소”라며 “더 비싼 비용을 내고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의 신용등급 평가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S(사회위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고 발생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수주 경쟁력 악화 등을 이유로 HDC현산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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