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자금 순환 '기대'
부산지역 중소조선소인 대선조선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6500만달러(910억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중형 선박의 안정적인 수주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대선조선은 지난 1월 계약한 10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아 선박 계약이 발효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 7월 계약한 1000억원 상당의 국제 크루즈 계약에 대해서도 조만간 RG 발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조선의 RG 금액은 6500만달러 규모다. 그동안 RG 발행 지연으로 계약 발효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선조선은 사업에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RG는 조선사가 선박 계약 이후 건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주사가 조선사에 미리 지급한 건조 비용을 금융기관이 보증하는 제도다. 조선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RG를 받지 못할 경우 선박 건조 계약이 무산된다. 선주와 조선소 간의 법적 다툼은 물론, 조선사는 선박 건조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등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대선조선의 RG 발급에 성공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중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이미 대형 선박의 국내 화물 물동량이 포화 상태에 도달, 해당 화물을 국내 소형 항만에 운반하는 1000TEU급 중형 피더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RG 발급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국책 금융기관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 4월 부산 향토기업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합병된 대선조선은 지난해에만 약 6억달러 상당의 계약 성과를 이뤘고, 최대 주주인 동일철강과 대주주는 지난 4월 재무 건전화를 위해 400억원 증자 등 추가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경영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대선조선 이수근 대표는 “이번 RG 발행을 계기로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신조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현재 아랍 선사와의 1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를 협상 중이며, 대선조선이 강점을 갖는 피더 컨테이너와 스테인리스 탱커 등에 집중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중견 조선소로 확실한 자리매김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선조선은 30일 모로코 선사로부터 수주한 9000DWT 케미컬 탱커 명명식을 연다. 수리조선업과 해운업 등에서 양국 간 교류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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