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최근 방송에서 고백한 다중인격과 의처증이 대표적 마약 부작용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23년간 마약을 투약하다 현재 마약중독 상담가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마약중독 상담실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돈스파이크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실장은 "(돈스파이크가) 방송에 나와서 의처증이 있다, 너무 집착한다는 인터뷰를 했더라"라며 "이건 필로폰 (투약 시) 아주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약물마다 변하는 상태가 다르다. 필로폰을 하면 아내를 의심하고, 그다음 집착하게 되고, 그다음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들어가 있는 것을 경험한다"라며 "이성적인 나, 이성이 다 빠진 본능만 남아 있는 나, 이렇게 여러 명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실제로 돈스파이크는 지난달 26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나는 4중 인격이다. 머릿속에 민수, 민지, 돈스파이크, 아주바(아줌마+바야바 합성어) 4명이 회담하면서 산다. 가끔은 대여섯 시간이 10분처럼 훅 지나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 실장은 약물 후유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도파민을 가장 많이 쏟을 때가 죽을 때, 남녀가 사랑해서 관계할 때, 오르가슴을 느낄 때라고 얘기한다"며 "(마약 한 번 투약으로) 일상생활에서 최대로 느낄 수 있는 오르가슴의 100배를 느껴버리는 거다. 짧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72시간 계속 쾌락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제는 뇌에서 이걸 원하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최 실장은 "의지로 참아봐야지 하면 '자기기만', 즉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 내가 나를 속인다"며 "예를 들어 결혼한 사람이라면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시비나 싸움을 걸어 화를 내고, 그 싸움의 스트레스를 끝까지 만들어낸 다음 '너 때문에 약을 하는 거야' 이렇게 변한다"고 했다.
최 실장은 이날 여러 번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고 고백하면서 "약을 하다 보면 누구나 다 '그만해야지'라고 생각한다. 돈스파이크도 분명히 이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자기 패배인 거다. 그러니까 자존감은 계속 떨어지고 마약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리니까 극단 선택을 시도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극단 선택에 이르지 않더라도 마약을 계속해 전두엽이 망가져 기억력이 낮아지고, 감정 기복이 생기고,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등 자기중심적으로 변해 폐인이 된다고 한다.
최 실장은 "호기심에 한 번조차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약물이 굉장히 터부시 되고 불법이기 때문에 나와 가장 가까운 측근이 약물을 알려준다"며 "인터넷을 찾아서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돈스파이크는) 여러 호텔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과 했다는 거 보니 벌써 그룹핑이 형성돼있는 상태다. 그런 분들은 최측근이 알려주고 호기심에 시작한다"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30여 년 전 제가 마약을 할 때는 아주 특수계층 아니면 정말 노는 사람들에 의해 개인 간 거래가 있었기 때문에 (마약 사범이)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현장에서 교육하거나 상담하다 보면 90% 이상이 20~30대"라며 청년층 사이 마약 확산을 우려했다. 특히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 마약 사범이 크게 늘었다며 교육을 받는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처음 걸린 이들의 80%가 20대라고 했다.
끝으로 최 실장은 "마약 끊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가장 큰 문제가 교육이 없어 그 방법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교도소도 들어가 그 안에서 집단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절실한데 재건할 방법들이 없다"며 "(마약 중독은)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해야 하는데 현재 약물 사용자들의 99.9%가 질병인지 모르고, 더 이상한 일은 정책 하시는 분들이 모르고 처벌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재범률이 35% 정도 된다. 약을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안 하는 사람들의 정책은 세워진 것 같은데, 35%에 대한 정책이 하나도 없다. 이제는 준비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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