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투자협회장 누가 될까…선거 앞두고 '주목'

입력 2022-09-30 09:34   수정 2022-09-30 09:35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임기 만료를 3개월 남겨둔 가운데 차기 협회장 자리엔 누가 나설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나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사실상 '3파전'으로 보는 분위기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치러지는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의 유력후보로 나 회장을 비롯해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나 회장은 연임 도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공식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선 연임 도전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재임기간 추진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과 대체거래소(ATS) 설립 추진 등 굵직한 성과를 인정받으면서다. 나 회장은 금융투자협회 홍보실을 통해 내달 중순께 출마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지난 27일 기업 채널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의 더 큰 도약을 위해 계속 힘을 보태 달라는 회사 측 요청에 따라 유상호 부회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이들은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과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이다.

제29회 행정고시 출신인 전 전 KB증권 사장은 '모험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쓰겠단 입장이다. 그는 기자와 통화에서 "혁신과 자산증식, 노후 대비 등 우리나라가 봉착한 핵심 3대 문제를 모두 금융투자산업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선 기술혁신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금융투자 업계가 본격적으로 모험자본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동양증권) 애널리스트로 첫 경력을 시작해 수장직까지 올라섰던 서 전 사장은 '상장사 책임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배당정책이나 물적분할 등으로 주주와 금융소비자들의 권리를 훼손하는 경우가 꾸준히 생겨온 만큼 협회 수장으로서 '칼잡이' 역할을 하겠단 얘기다. 그는 "최근 10년 성과를 보면 우리 자본시장은 타국 대비 성과가 상당히 저조하다"며 "협회와 유관 연구기관들을 통해 상장사 책임을 강조해 상장사들로부터 자본시장 친화적인 움직임을 자아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도 일부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까진 자산운용사(직전 소속 기준) 출신 금융투자협회장은 전례가 없었다. 운용사 한 임원은 "사모펀드 사태부터 시작해 최근 잇단 경영진 차명투자 의혹들로 인해 운용사가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과거 협회장들을 살펴보면 자산운용업계를 완전히 배제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증권사 내 프롭트레이딩 부서에서 경력을 쌓아왔다든가 운용사에 잠시 발을 담갔다든가 하는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업의 매커니즘을 봐도 증권사가 운용업을 품을 순 있지만 운용업이 증권업을 품기는 어려운 만큼 업계 대변인으로는 증권사 출신이 보다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내달 중 제6대 회장 선거를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후보를 추천 받을 방침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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