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장관이 30일 "(장관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나가겠다"며 장관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국회에서의 해임 건의안 가결에 대해 "외교부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고, 저 개인도 처음 겪는 일"이라며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착잡한 심정이고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우리 국익, 국격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질책은 '국익 외교'를 더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 지금은 정쟁할 때가 아니라 국익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과 관련해선 "야당에선 '외교참사'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난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정중하게 조문했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선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 전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박 장관은 또 "캐나다에선 내년이 양국 수교 60주년이기 때문에 경제·통상, 과학기술, 원자력,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등 분야에 걸쳐 (양국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며 "이게 성공적인 '조문외교' '유엔외교' '세일즈 외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전날 해임건의안 통과 후 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있었다"면서도 구체 내용에 대해선 "제가 말할 수 없다"며 함구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해 그는 "구체적으로 표현 하나하나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세계 질병 퇴치 위한 발표를 했는데,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창피한 거 아니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미국을 겨냥한 얘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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