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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하강과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국경절 연휴에 대비한 유동성 방출도 자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수출기업의 경기 전망은 석 달 연속 위축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0일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중에 1840억위안(약 39조원)을 풀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매일 7일·14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을 은행 등 적격 금융회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역RP'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한다.
인민은행은 통상 1주일을 쉬는 춘제(설)와 국경절 연휴가 시작하기 2주 전부터 민간 자금 수요 확대에 대비해 현금을 공급한다.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둔 최근 2주간 유동성 순공급은 9600억위안으로 지난 1월 춘제 직전 2주의 1억500억위안에서 8.6% 줄었다. 지난주(19~23일) 230억위안 순공급에 그쳤다가 이번 주(26~30일)에는 주간 기준 2020년 1월 이후 최대인 8680억위안으로 확대했다.
경기 침체에 맞설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지만 중국 금융당국은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도 동결했으며 7~8월에는 오히려 시중 자금을 흡수했다. 시중 자금이 실물 투자처가 아닌 부동산이나 주식, 예금으로만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많이 풀리면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져 이미 진행 중인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위안화 공급을 자제하는 이유로 꼽힌다. 위안화 환율 상승세는 당국의 개입 속에 전날 역내시장에서 1.1%, 역외시장에서 0.8%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장중 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한편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제조업 PMI는 공식과 민간이 엇갈렸다. 국유기업 중심의 9월 공식 제조업 PMI는 50.1로 8월의 49.4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49.6을 웃돌았다. 구매·인사담당자 설문으로 조사하는 PMI는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확장, 그 아래면 위축 국면을 나타낸다.
반면 수출기업과 중소기업까지 포괄하는 차이신 PMI는 8월 49.5에서 이달 48.1로 더 떨어졌다.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가 이어지던 5월과 같은 수준이다. 차이신 PMI는 6월에 51.7로 반등했지만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왕저 차이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에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봉쇄가 다시 발생하면서 수요가 압박을 받았다”며 “시장 주체의 자신감 하락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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