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란 묵직한 제목 아래 열리는 주제전엔 사진가 최광호, 노바울, 최은주의 작품이 등장한다. 삶과 죽음을 주제로 자신만의 치열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사진가 최광호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자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생명과 소멸'의 과정을 담아낸 그 사진들을 보면, '공간을 보고 시간을 느끼다'라는 올해의 주제를 실감하게 된다. 작가 가족의 사진들을 통해 감상자들은 시간과 공간에 지배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처절하게 체험한다.
특별전 '코너1'에선 이동근, 고정남 작가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동근의 다큐멘터리 ‘아리랑예술단’은 탈북자로 이뤄진 아리랑예술단원들의 공연장면과 무대 뒤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그 사진을 통해 삶의 숭고함 그리고 낯선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달픔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고정남의 전시작 '아리랑 노래(Song of Arirang)_호남선' 은 호남선을 따라가며 담은, 사진들로 풀어낸 인생의 이야기다.
또 하나의 특별전인 '초상의 심포니(Symphony of Portraits)'는 벨기에 사진가 제롬 드 펠링기가 헐리우드 배우들을 촬영한 인물사진들로 꾸몄다.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한 '스타'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정면을 차분하게 응시하는 유명인들의 진지한 눈빛은 관람자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서 매년 열리는 사진축제 '아이즈 온 메인 스트리트 (Eyes on Main Street)' 출품작 가운데 20점을 골라 전시하는 '스트리트 포토'전도 흥미진진하다. 전세계 사진가들이 이 시대 지구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들은, 공간을 넘어서 인류가 공통으로 맞닥뜨린 고민을 보여준다.
박승환 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장은 "이번 전시의 주제어는 '공간과 시간'"이라며 "사진예술을 통해 20대부터 70대까지 서로 다른 세대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