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임스 웹과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각각 포착한 ‘지구방어실험’ 성공 사진을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NASA는 지난 27일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시속 2만2000㎞ 속도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에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다이모르포스는 지름 160m 규모의 소행성이다. 지름 780m인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제임스웹은 소행성 충돌 전후 5시간 동안 10개의 이미지를 포착했다. 가시광선을 주로 감지하는 허블은 다트의 소행성 충돌 전후 45개 장면을 담았다.
NASA는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측정기(MIRI)를 갖춘 제임스웹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로 관측할 계획”이라고 했다. 허블도 다트 우주선과 충돌한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향후 3주 동안 10여 차례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은 지구 방어 전략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소행성 충돌은 지구에 세 차례 이상 닥쳤던 생물 대멸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했던 소행성은 지름이 18m에 불과했지만 16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름이 140m 이상이면 대도시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름이 1km, 10km면 각각 문명 쇠퇴와 생물 대멸종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NASA는 지구 주변을 지나갈 수 있는 지름 140m 이상인 소행성이 2만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위치가 확인된 건 1만여개에 불과하다. 지름이 140m 이상인 소행성은 2만년에 한 번, 1km 이상은 50만년에 한 번, 10km 이상은 1억~~2억년에 한 번 정도 주기로 지구에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는 이번 실험에서 우주선을 부딪쳐 소행성 궤도를 살짝 바꾸는 ‘운동 충격체’ 방식을 택했다. 핵탄두를 통해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식이 영화로 더 알려져있지만 이 방식은 소행성을 여러 개로 쪼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이모르포스에 충돌한 우주선은 소행성에 충돌하기 전까지 초 단위로 소행성에 근접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충돌 이후의 상황은 이 우주선과 3분 거리에 있는 이탈리아우주국의 초소형 인공위성 ‘리시아큐브’가 촬영한 영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NASA는 2024년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헤라를 통해 이번 실험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기로 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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