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대용량 사용자에 대해선 ㎾h당 7.4원에 더해 추가로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300㎾ 이상 고압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용·일반용 중 고압A구간(3300~6만6000V)은 ㎾h당 4.5원을 더한 11.9원, 고압B·C구간(15만4000V 이상)은 9.2원을 더한 16.6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고압A구간과 B·C구간은 주로 대기업이 해당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중소기업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한전은 또 내년부터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기로 했다. 농사용 전기는 영세 농·어민 보호 취지에 맞게 써야 한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한전의 적자 요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함께 국제 연료가격 급등, 전기요금 조정 지연을 꼽고 있다. 이번에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린 배경이다.
정부는 다만 물가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 요금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대기업 전기요금을 더 올리는 차등 인상을 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료의 50%를 소수의 대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위기상황에서 한시적 차등요금 적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기업만 전기료를 차등 인상하는 것은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올리면서 취약계층 부담은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당초 올 3분기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할인 한도 확대를 올해 말까지로 연장해 약 318억원의 요금을 추가 경감하기로 했다.
서울시 기준으로 4인 가구의 가스요금은 월 3만3980원에서 3만9380원으로 월 5400원 오른다. 산업부는 “천연가스 수입단가 상승 추세에 비해 가스요금은 소폭만 인상됨에 따라 올해 미수금(나중에 요금 인상을 통해 한국가스공사가 받기로 한 돈) 누적치가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기준 미수금은 5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지훈/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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