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윤예원 대학생 기자] 코로나19의 여파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해외 교환학생을 떠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면서 학점교류가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학점교류는 학점교류 협정을 맺은 국내 대학교에서 공식 절차에 따라 정규학기 및 계절학기 교과목의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 간 적극적인 교육 개방과 협력을 통해 상생을 도모하고, 학생들의 배움의 폭을 넓히는 것이 취지이다. 협정을 맺은 대학 수는 연세대와 덕성여대 16개, 건국대 33개, 부산대 42개, 서울대 48개, 숙명여대 57개 등으로 대학별로 다르다.
학점교류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던 지역에서 생활해 볼 수 있으며 특정 학교에서만 열리는 특색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청 조건 역시 2학년 이상, 평점 평균 3.0 이상 등으로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
수많은 대학 중 여름학기 학점교류 인기 대학으로 뽑히는 곳이 바로 제주대다. 제주대는 경험해 본 학생들의 추천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여름 계절 수업에는 다른 대학 학생이 본교생보다 약 5배 많다”며 “지역적 특색을 살린 오름 트레킹, 요트 강의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후기 글을 바탕으로 제주대 학점 교류를 신청했다는 조은비(숙명여대·4) 씨는 “요트를 배우고 자격증까지 딸 수 있기에 제주대를 선택했다”며 “학점교류는 다양한 학교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김도연(서울대· 3) 씨는 친구의 추천으로 제주대에서 여름 계절학기를 보냈다. 김 씨는 제주대에서 요트 강의를 수강했다. 요트 수업은 하루의 OT와 5일의 현장 수업으로 총 6일간 진행됐다. 수강생들은 요트와 윈드서핑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4시에 수업이 종료된다.
김 씨는 “평소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싶었는데 학점교류를 통해 그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덧붙여 “전공이 지구환경과학으로 제주도에서는 다양한 지질, 대기, 해양 현상들을 관측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학점교류의 또 다른 강점은 교류 기간 해당 학교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대 도서관은 1층에 제주도 관련 서적만 모아 놓은 특별 자료실이 운영되고 있다. 김 씨는 “제주도의 지질, 역사, 지리, 여행 일기, 향토 문화, 전설 등 제주도 관련한 모든 자료가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박가온(충북대 · 3) 씨는 제주대에서 오름트레킹 강의를 수강했다. 제주대 오름트레킹 강의는 총 3주에 걸쳐 진행됐다. 첫 주 수업 후 2주간은 학생 스스로 계획을 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박 씨는 “수강생들은 오전 9~10시에 조별로 만남 장소에서 모여 오후 3~4시까지 가벼운 산이나 오름을 오른다”며 “힘들게 정상까지 올랐을 때 느낀 뿌듯함과 각지에서 모인 또래 친구들과의 추억이 오래 기억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다양한 지역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점도 제주대 학점교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목적으로 제주대에 와서 그런지 쉽게 친해졌다”며 “아직도 인연을 이어오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에서 학점교류를 경험한 세 사람 모두 장점으로 사설 수업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과 수준 높은 강의를 꼽았다.
김 씨는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어 체류 비용의 부담도 적다”며 “3주 동안 기숙사 비용 14만2800원과 요트 수업 수강료 20만원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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