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충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와 올해 국고가 투입되기 시작한 지자체는 성남시, 수원시 등 7곳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주민 반대 및 의견 수렴 과정 등으로 아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확충 계획은 세웠지만, 사업 착수에 나서지 못한 곳도 서울시, 인천시, 부천시 등 18곳에 달한다.
특히 고양시, 부천시, 안산시, 남양주시, 안양시, 화성시, 김포시, 광주시 등의 상황은 심각하다. 환경부는 이들을 2026년 1월까지 소각장 설치 대상 지자체로 선정했다. 소각장 처리 용량이 매일 50t 이상 부족해서다. 소각장을 제때 짓지 않으면 관련 법에 따라 지자체장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하루 1000t의 소각시설이 더 필요한 서울시는 지난달 마포구를 소각장 신규 입지로 선정했지만 심각한 반대에 부딪혔다. 수원시도 1999년 지은 영통 자원회수시설을 대보수해 연장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결국 지난달 29일 ‘이전 방침’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대체 부지로 선정될 주민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새 시설을 짓는 데 10년은 더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천시도 신규 소각장을 인천, 서울 쓰레기까지 처리하는 광역시설로 만들지를 놓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광역시설로 조성할 경우 비용 절감 등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지역 주민 반대가 장애물이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시간이다. 앞으로 4년 안에 용량을 증설하거나 소각장 부지를 선정해 신규 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부지 선정과 건설 공기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현재와 같은 직매립을 유지할 수도 없다. 수도권 매립지를 운영하는 인천은 2025년 현 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예고한 상태다. 거기에 2030년부터는 전국에서 직매립이 금지되기 때문에 쓰레기를 지방으로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시민들의 생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역 시설을 설치해 서로 ‘분담’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만큼 ‘우리 지역에만 손해’라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21개 자치구에 소각장, 음식물처리시설, 재활용 선별시설, 물재생센터(폐수처리시설) 등 환경 관련 기초시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신규 자원회수시설 입지로 선정된 마포구 역시 소각장은 있지만 다른 시설은 타지역의 것을 이용한다.
강영연/김대훈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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