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액은 동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지만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3.9%)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은 6월(5.3%) 이후 4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원유 등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은 가파르게 늘어났다. 원유 수입액은 90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 33.1% 늘었고 가스(67억6000만달러)는 42.1%, 석탄(21억3000만달러)은 5.3% 각각 증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무역통계를 작성한 1964년 이후 최대 규모 연간 무역적자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기록한 206억2000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15대 품목 중 10개 마이너스…對중국 수출 4개월째 감소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4억8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감소했다.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7.8%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석유화학(-15.1%) 철강(-21.1%) 디스플레이(-19.9%) 무선통신기기(-7.0%) 컴퓨터(-23.6%) 바이오헬스(-4.5%) 등의 품목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줄었다. 석유제품(52.7%) 자동차(34.7%) 자동차부품(8.7%) 선박(15.5%) 2차전지(30.4%) 등 품목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 수출은 소폭 늘어났다. 자동차는 47억94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해 역대 9월 자동차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중국 수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9월 대중 수출은 133억6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올 6월 0.8% 감소를 기록한 뒤 7월과 8월에도 각각 2.7%, 5.4% 줄어드는 등 수출액 감소폭이 커지는 추세다. 반도체 업황 악화, 한국산 철강 수요 감소,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기계 시장 위축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9월 대중 무역수지는 6억9000만달러 흑자였다. 5~8월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흑자 전환했다.
지난달 원유와 석유제품 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 수입액은 197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1.8% 늘었다. 전체 수입액(612억3000만달러)의 32.3%를 차지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높은 수출 증가율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 수준의 에너지 가격이 지속된다면 무역수지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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