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논란' 이어 '文 서면조사'까지…尹정부 첫 국감서 대충돌 예고

입력 2022-10-03 14:39   수정 2022-10-03 14:46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4일 시작되는 가운데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여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를 계기로 전 정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계획이다. 여야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번 국감은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전장(戰場)'이 될 전망이다.

첫 대치 전선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 순방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4일로 예정된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감이 '제 1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박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를 묵살한 것을 들어 '의회 무시'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박 장관 자진 사퇴를 비롯한 외교·안보라인 경질을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외교 상대국은 아무런 문제를 삼고 있지 않다면서, 민주당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내한 기간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한 부적절성을 부각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에서도 여야 간 양보 없는 일전이 예상된다. 여야는 이미 지난달 30일 운영위 회의에 대통령실 출석 요구를 둘러싸고 충돌을 빚은 바 있다. 민주당은 운영위에서 순방 논란을 비롯해 대통령실 이전 비용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감사원을 피감기관으로 둔 법제사법위원회도 뜨거운 상임위로 떠올랐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서면 조사를 요구하고,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수령을 거부하면서다.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점을,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 보복' 감사라는 점을 각각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맞붙을 전망이다.

법사위에는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이 도마에 올라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김 여사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 건진법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증인 채택과 관련한 여당과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 간 유착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동시에 성남 FC 후원금 사건,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다시 한번 거론하며 이 대표를 정조준할 방침이다.

교육위원회에서도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및 허위 학력 기재 의혹이 불씨다. 민주당은 임홍재 국민대 총장과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동행명령장 발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MBC를 둘러싼 충돌도 예정돼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리는 13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국감과 14일 MBC 비공개 업무보고가 그 자리가 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MBC가 의도적으로 자막을 조작했다며 박성제 MBC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며 강공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수세를 극복하기 위해 언론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언론 탄압' 프레임으로 맞받아칠 전망이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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