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 자산가는 '저금리 쿠폰 채권'을 산다

입력 2022-10-03 17:00   수정 2022-10-04 00:16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위험 확대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3000선 근처였던 코스피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2200선을 밑돌며 연초 대비 27%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보다 20% 높은 수준인 1440원까지 치솟았다.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매수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저금리 쿠폰 채권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금리가 낮을 때 발행된 저금리 쿠폰 채권을 매수하면 과표가 낮아져 세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액면가 대비 싼값에 매수할 수 있다. 만기 때 받은 원금으로 발생한 채권의 매매차익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같은 매력 덕분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인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발행돼 만기가 13개월 정도 남은 산업금융채권의 경우 표면금리 1.09%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만기 때 받는 1300만원에 대한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은행 예금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4% 정도다.

채권 투자에 필요한 기본 사항을 확인해보자. 채권 투자는 소액으로 가능하고 달러 표시 상품도 적지 않다. 최근 리스크가 작은 단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금리 변동성을 낮춘 만기 매칭형 펀드와 ETF도 있다.

채권은 정부나 금융회사, 기업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무증서(유가증권)다. 원리금의 현금 흐름과 이자율, 만기일이 정해져 있다. 확정 이익인 이자수익 외에 채권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 손익이 더해진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채권형 펀드를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채권형 펀드는 단순히 한 기업이나 국가의 채권이 아니라 발행 주체, 신용등급, 평균 잔존 만기, 투자 지역 등에 따른 여러 유형의 채권을 편입하기 때문에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채권은 발행 기업이 부도를 내면 원금을 떼일 수도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 채권 투자 타이밍과 만기일을 분산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김현섭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한남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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