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지원 유씨엘 대표는 "'메이드 인 제주' 화장품을 앞세워 친환경 원료 열풍이 일고 있는 글로벌 뷰티 시장을 공략 중"이라며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도 먼저 회사 문을 두드릴 만큼 사업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엘은 1995년 인천 남동공단에 화장품 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화장품 OEM·ODM 사업을 시작했다. 주요 제품은 헤어, 바디, 자연주의 스킨케어, 프리미엄 메이크업 등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고기능성 화장품이다. 생산 제품의 약 40%는 유한킴벌리, 로레알, 클리오 등 글로벌 화장품 대기업에, 나머지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유씨엘은 2013년 제주 애월읍에 화장품 제조 공장을 마련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제주도의 특색과 스토리를 입힌 자연주의 기초, 바디케어, 영유아·어린이 등 천연유기농 화장품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였다.
실제로 제주 공장은 도내 민간기업 최초로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 규정(CGMP)' 적합업소 인증을 받을 정도로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인 제조 시설이다. 자체 폐수처리시설, 대기오염방지시설, 소음 및 진동 방지시설, 자연광을 활용한 절전 시스템을 갖춰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 공장은 화산암반수, 탄산 온천수 등 제주의 맑은 물과 다양한 자생 원료를 활용한 천연·유기농 화장품을 주력 생산하고 있다.
유씨엘은 '제주화장품인증' 제품 생산도 가능하다. 제주화장품인증이란 제주산 원물과 원료를 5~10% 이상 함유하고, 전 공정이 제주도에서 이뤄지는 화장품에만 부여하는 제도다. 2016년 제주화장품 인증제도가 도입되고 총 293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는데 이 중 65%가 유씨엘 제품일 정도로 '메이드 인 제주' 화장품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천연 원료를 얻기 위해 지역 농가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일대에서 많이 재배하는 당근의 이파리가 좋은 예다. 유씨엘은 버려지는 당근 이파리에 탈모에 특효인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제주대 등과 함께 연구개발(R&D)을 통해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향후 당근 이파리가 원료인 탈모 전용 제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주변 농가와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3년 179억원이었던 유씨엘의 매출은 제주 공장 설립 이듬해인 2014년 20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실적이 주춤, 지난해 매출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 비즈니스가 많이 활성화된 덕분에 올해는 작년 대비 매출이 40% 정도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에도 차근차근 R&D를 해온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공장의 경우 10년 차인 올해 최초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런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3~5년 후 기업공개(IPO)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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