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기, 저개발국서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 제네릭 생산 허용

입력 2022-10-04 11:32   수정 2022-10-04 11:38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가 유엔 산하 공중보건조직인 국제의약품특허풀(MPP)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S-217622)' 제네릭(복제약)을 저개발 국가 등에서 특허제약 없이 생산하도록 허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코바는 한국 제약사 일동제약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시오노기는 4일 MPP와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기간동안 117개 중저소득국가(LMIC)에서 조코바의 제네릭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들 국가에서 MPP 승인을 받은 제네릭 업체들은 조코바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조코바가 시판 허가를 받으면 현지 공장에서 바로 생산해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저소득 국가 등의 신약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했다.

일본 제약사가 코로나19 관련 제품으로 MPP와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 머크(MSD)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기 두달 전인 지난해 10월 MPP와 105개 중저소득국가(LMIC)에서 특허를 포기하고, 제네릭 판매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코로나19 관련 백신 및 치료제 중 MPP와 계약을 맺고 제네릭 생산을 허용한 첫 사례였다.

화이자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허가를 받기 한달 전인 지난해 11월 MPP와 유사한 계약을 맺었다. 이들 제약사가 시판 허가에 임박해 MPP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시오노기의 허가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성 대신(장관)은 시오노기의 임상 3상 데이터가 나온 데 대해 "경증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 체결에 대해 타쿠코 사와다 시오노기 부회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중저소득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적절한 규제 절차에 따라 조코바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의 필립 두네통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과 심각한 질환을 막기 위해 조코바와 같은 먹는 항바이러스제는 우선 순위에 있다"며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은 뒤 중저소득 국가에서 조코바 접근성을 높이도록 한 시오노기의 결정에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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