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지난달 61.1을 기록하며 2년 5개월 래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잇단 금리 인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의 체감경기가 급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CBSI가 전월 대비 5.6포인트 하락한 61.1로 조사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2020년 4월(60.6)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값이다. CBSI는 지난 8월 1.2포인트 하락한 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CBSI는 기업들의 건설업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을 넘으면 건설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자금 조달 상황이 악화되고, 대형사들의 기업 심리가 위축된 것이 지수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여름철 비수기가 끝난 9월에는 공사가 증가하기 때문에 CBSI 지수도 3~5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달엔 오히려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형기업 BSI가 16.7포인트 하락한 58.3을 기록해 전체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중견기업 BSI는 3.4포인트 상승한 67.5, 중소기업 BSI는 전월 대비 3.1포인트 떨어진 56.9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서울기업 지수가 전월 대비 11.1포인트 내린 61.0을, 지방기업은 1.7포인트 상승한 62.6을 기록했다. 자금조달 지수는 15.0포인트 하락해 2년 4개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72.0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CBSI 전망치는 통계적 반등과 가을철 발주 증가의 영향으로 70선에 안착할 것이란 관측이다. 건산연은 10월 CBSI를 전월 대비 17.1포인트 상승한 78.2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10월 신규 공사 수주는 늘겠지만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이에 CBSI도 70선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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