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작업이 이달 중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증시가 추가로 급락하고 패닉 장세가 나타날 경우 곧바로 펀드 자금을 투입해 변동성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과 실무 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성 작업 완료 시점은 이달 중순이 될 예정이다.
펀드 투자 시기와 규모는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인 강신우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이 투자관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KDB산업은행, 5대 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부산은행 등 주요 출자기관 인사가 투자관리위원에 포함됐다.
오는 5일에는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다. 강신우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장은 “10월 중순에 조성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은 맞지만 자금 투입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성 작업이 끝난다고 해서 곧바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고 증시 상황에 따라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부터 열리는 투자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며 “증시가 2020년 4월처럼 급반등할 경우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안펀드는 주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금융회사와 증권 유관기관이 마련한 기금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가량 규모로 조성했다. 하지만 2020년 4월 주가가 급반등하며 실제 사용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조성하는 증안펀드는 2020년 마련된 기금의 일환이다. 조성 규모는 총 10조원 수준이다. 당시 국책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에서 10조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서 7600억원을 조달했다. 기존에 조성했던 증안펀드에서 남은 1200억원과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 등 8800억원은 먼저 신속한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펀드 투자는 수요가 있을 때마다 모(母)펀드에 자금을 모은 뒤 출자사별 자(子)펀드를 통해 집행하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펀드 운용은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는다. 투자 대상은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등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새출발기금 출범식을 마친 뒤 공매도 금지 조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 세계적으로 봐서 꼭 필요할 때는 하겠지만 시장 조치에 대해 다들 민감한 상태여서 더는 얘기하기 곤란하다”며 “시장에 관해 전문가들과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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