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통·패션업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nline for offline)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점포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online to offline)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쇼핑의 만족도를 높이는 수준으로 전략이 바뀐 것입니다.
유통·패선업계가 O4O 전략을 강화하게 된 배경에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온라인 시장 성장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시장 성장 둔화세…LF도 무신사도 'O4O'
4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20%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8월부터는 10%대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10% 초반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최고 성장률은 지난 2월 기록한 13.7%의 성장률입니다. 지난 7월에는 8.8%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한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O4O 전략을 일찍이 시작한 건 패션업체입니다. 직접 몸에 걸쳐봐야하는 제품의 특성상, 온라인 시장이 커지더라도 오프라인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O4O 전략을 펼치는 대표적인 업체는 2019년부터 자사 가두매장을 O4O 콘셉트의 'LF몰 스토어'로 바꾼 LF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이 온라인에서 결제를 한 뒤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O4O 서비스를 선보이는 LF몰 스토어에서는 물건을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수선까지 완료한 뒤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나온 제품도 고객이 원할 경우 매장에서 입어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해가고 있는 곳은 무신사입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여성 편집숍 29CM은 지난달 24일 서울 성수동에 O4O 형태의 쇼룸 '이구성수'를 선보였습니다. 이구성수는 29CM 앱이 큐레이션하고 있는 상품을 직접 착용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습니다. 이외에도 무신사는 지난해 말 O4O 마케팅을 전담으로 운영할 '오프라인실'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GS리테일, O4O 서비스로 고객 유인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주력으로 영업장으로 활용했던 전통 유통업계는 온라인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본격 점포 방문율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GS리테일은 자사가 제공하는 O4O 서비스를 한데 묶은 '우리동네GS' 앱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GS리테일 제공하는 대표적인 O4O서비스는 '와인 25플러스'와 '반값택배' 서비스입니다.
와인 25플러스는 앱에서 결제를 한 뒤 점포에 방문해 성인인증을 거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가 직접 점포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서비스인 셈입니다.
반값택배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점포 방문을 촉진합니다. 택배 발송을 원하는 소비자가 앱에서 주소지 등을 입력한 뒤 물건을 가지고 점포를 방문하면 곧바로 송장을 뽑아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 와인 픽업과 택배서비스를 위해 점포에 방문한 사람이 매장에서 추가로 물건까지 구매하면 그야말로 온·오프라인 융합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
이마트 역시 앱 서비스 강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쇼핑 만족도를 높이는 O4O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이마트 선보인 이마트앱의 신규 기능 ‘상품 검색 서비스’는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재고수량, 가격, 행사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서 구현되는 상품 검색 시스템을 오프라인 쇼핑에 적용함으로써 쇼핑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면서 유통·패션업계에선 O4O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시장이 대세'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최근엔 다시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결국엔 온·오프라인이 융합돼 두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수익성 극대화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