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종전안' 내놨다가…우크라 "테슬라 쓰레기 안 사" 분노

입력 2022-10-04 15:36   수정 2022-11-03 00:02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우크라이나인들의 공분을 샀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방안 네 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지난 달 30일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네 곳(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자포리자주·헤르손주)에서 유엔(UN)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재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인들이 합병을 거부하면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3~27일 이들 네 지역에서 러시아 병합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무력에 의한 강압적인 투표였다"며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머스크는 "1783년 이후 (니키타) 흐루쇼프의 실수가 있을 때까지 (크림반도는) 러시아 영토였다"고 주장했다. 1954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니키타 흐루쇼프가 러시아공화국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를 연방 일원인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넘겨주는 바람에 영유권이 바뀐 것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대한 물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4일 오전 1시 기준, 225만 명의 응답자 가운데 60.6%가 머스크의 종전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찬성 의견은 39.4%에 그쳤다.

머스크는 "러시아 인구는 우크라이나 보다 3배 많기 때문에 전면전이 발발하면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걱정한다면 평화를 추구하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 중에서 당신은 어떤 머스크를 더 좋아하느냐"는 글을 올려 불쾌감을 내비쳤다. 안드리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제 어떤 우크라이나인도 당신(머스크)의 빌어먹을 테슬라 쓰레기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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