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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전문가들이 “미국 증시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증시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지만 '바닥'에 닿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진단이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BTIG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S&P500 지수가 34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평소라면 반등세가 시작될 수 있는 지점까지 증시가 하락했지만, 현재는 옵션 시장이 상대적으로 평온해 S&P500 지수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BTIG의 분석이다.
조나단 크린스키 BTIG 수석전략가는 “현재 S&P500의 저점인 3585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라며 "단기적으로는 3400선까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의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다는 근거로 꼽고 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는 증시가 불안정할 때 크게 오른다. VIX 지수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하면서 급등해 2020년 3월 66.04까지 치솟았다. 이후 글로벌 증시가 'V자 반등'을 펼치자 다시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VIX지수는 한달 동안 약 10포인트 오른 30.10에 머무르고 있다.
스티븐 서트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전략가는 "옵션 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CNBC는 투자자들의 최근 포지셔닝과 투자심리도 증시 추가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액티브펀드매니저협회(NAAIM)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액티브펀드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 중 주식 비중은 평균 1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설문조사에서 평균 주식 비중이 30%였던 것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바닥임을 확신하려면 미국 물가상승률이 명확한 하향세가 시작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하향세가 확실하게 보이기 전까지는 최대 1년간 증시가 하락세를 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브 세케라 모닝스타 수석전략가는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증시의 하방 압력은 커지고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완만해져야 내년 말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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