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發 채권시장 충격파 장기화 조짐…강원도 연체이자율 7.8% 달해

입력 2022-10-04 16:45  

이 기사는 10월 04일 16: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법원 회생을 신청하면서 연 7.8%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중도개발공사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장기화하면 강원도 발(發) 충격파가 채권시장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 보증을 한 강원도의 이자 부담이 연 7.8%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중도개발공사가 2050억원 규모의 ABCP에 대한 차환 발행을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를 발행했다. 2050억원 규모에 연 4.8%에 대출 금리가 매겨졌다. 하지만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법원 회생을 신청하면서 해당 ABCP에 대한 차환 발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급 보증 의무가 있는 강원도가 기존 대출 금리(연 4.8%)에 3%의 연체 이자율을 가산한 연 7.8%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법적 공방이 장기화하면 강원도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법원 회생 절차에 따라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보유한 토지 매각 등으로 205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게 강원도의 구상이다. 하지만 법원 회생 신청 수용 여부는 내년 중순쯤에나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채권시장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한 신용도 문제까지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일제히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이온제일차가 발행한 ABCP의 신용등급을 가장 높은 수준인 ‘A1’에서 ‘C’로 강등했다. 강원도가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자본시장에서 지자체가 신용 보강한 P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의 상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동화 거래 참가자로서 강원도의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 측은 기업회생 신청 절차와 별도로 지급 보증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도는 지난 3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회생 신청으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가 감액되더라도 강원도의 2050억원에 대한 보증책임은 감액되지 않기 때문에 (보증 의무 회피 우려는) 사실적으로나 법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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