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에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이자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 4일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C2C 플랫폼에 꾸준히 투자했다. 한국에선 ‘크림’을 운영 중이고, 일본에선 2020년 12월 빈티지 콘셉트의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빈티지시티’를 구축했다. 유럽에서는 명품 리세일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와 스페인 중고 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투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사진)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C2C 플랫폼은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과 라이브 커머스,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 등과 결합하면서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며 “아직 글로벌 강자가 없는 C2C 분야는 네이버에도 기회가 있는 만큼 포쉬마크와 손잡고 플랫폼을 정립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간담회에서 “커머스 투자 전략을 고민하던 중 작년 말부터 포쉬마크와 접촉했다”며 “사업 제휴, 검색 고도화 등 협력 논의를 하다가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수까지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네이버가 해외 진출을 위해 주력했던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네이버는 미국에 웹툰 사업의 본사 역할을 맡은 네이버웹툰을 두고 지난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에 영상 스튜디오를 설립해 원천 지식재산권(IP)부터 웹소설, 웹툰, 영상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갖췄다.
최 대표는 “북미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는 웹툰, 왓패드, 제페토, 위버스 등 버티컬 커뮤니티 서비스와 포쉬마크가 연결될 수 있다”며 “다양한 기획을 통해 어떤 서비스에서 시너지가 나는지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네이버 주식은 전일 대비 8.79% 급락한 17만6500원에 마감했다. 인수가가 비싼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CFO는 “인수 가격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최근 포쉬마크가 적자 전환하긴 했지만, 이용자 특성과 사업 모델이 견고하기 때문에 네이버가 성장을 돕는다면 중·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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