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관련 사정에 밝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른바 ‘화웨이식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를 꿈꾸던 중국 화웨이는 2020년 미국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때문에 큰 위기를 겪었다. FDPR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특정 국가에 반입을 금지하는 제재다.
이 제재를 중국 기업이나 연구소에 적용하면 알리바바, 텐센트가 미국산 기술이 들어간 슈퍼컴퓨터로 첨단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기 힘들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NYT는 또 중국이 인공지능(AI)과 미사일공학, 생명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혁신을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족 같은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모의 핵실험 등을 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활용한다고 비판해왔다.
NYT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차세대 무기 개발을 막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주민 감시체제 구축을 저지할 의도로 이런 제재를 준비해 왔다”며 “다만 아직 어느 중국 기업과 연구소가 영향을 받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 보도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으며 미 상무부는 “현 시점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둘째는 상무부 주도로 중국, 러시아 같은 국가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장비나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이다. 엔비디아나 네덜란드 ASML에 첨단 칩이나 장비를 중국 등에 수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식이었다.
마지막 방식은 반도체 지원법 적용 대상인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28나노미터(㎚·1㎚는 100만분의 1㎜) 미만의 기술과 관련한 신규 투자를 중국에 할 수 없다. 만약 이 규제가 메모리 반도체에도 적용되면 중국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는다.
폴 트리올로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그룹 부사장은 “16일 중국 공산당 대표자회의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미국의 가장 강력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가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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