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법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트위터 화질 제한 사태, 유튜브의 법안 반대 서명 운동 촉구 이후 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여야 의원 모두 서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하면서 다투는 모양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이 같이 하자고 했는데 야당끼리 망 사용료 공청회를 했다"며 "이 사이에 구글, 넷플릭스가 공격하니 물러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야당 간사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입장을 물어볼 게 아니라 여당 입장이 뭔지 물어보고 싶다. 서로 간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망 사용료 법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에게 망 사용료를 부담시키는 내용이다.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돼 있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달 20일 망 사용료 법안 관련 첫 공청회를 개최했다. 당시 공청회에는 여당 의원들이 빠진 채 진행됐다. 반쪽 과방위로 전체회의가 운영되던 상황에서 공청회에 대해 여야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당 의원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구글 유튜브는 '망 사용료 법안 반대 청원'을 독려하는 광고 배너를 게재하는 등 입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트위치가 한국에서만 화질을 720p로 제한하면서 망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트위치 측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네트워크 요금을 언급하며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망 사용료가 부담됐을 거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법안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망 사용료 (의무화)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며 "잘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에민주당 의원이 다수 참여했다는 점과 비춰봤을 때 기존 당론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국감에서도 망 사용료 법을 놓고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어떤 근거로 입법하고 이용료를 산정하냐"며 "민간 갈등을 정부가 개입해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망 사용료 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저희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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