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400명 나왔다…조작설 제기된 필리핀 현지 상황

입력 2022-10-05 10:01   수정 2022-10-05 10:02


로또 복권 1등 당첨자가 433명이 나오자 필리핀 현지에서 조작설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B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필리핀 복권 '그랜드 로또' 추첨 결과 433명이 1등에 당첨됐다.

총당첨금은 2억3600만페소(약 57억4800만원)다. 당첨자들은 세금을 제외하고 1인당 54만5000페소(약 1300만원)씩 나눠 갖게 된다.

그랜드 로또는 국내와 유사하게 1부터 55까지 55개의 숫자 중 6개를 모두 맞춰야 1등인데, 이번 1등 당첨 번호는 9, 18, 27, 36, 45, 54로 9의 배수였다.


당첨 번호와 당첨자가 너무 많이 나온 탓에 조작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 상원 아퀼리노 코코 피멘델 원내대표는 "통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건이다. 로또는 정부의 승인하에 벌어지는 사업으로 무결성을 유지하고 보호해야 한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필리핀복권위원회(PSCO) 관계자 멜키아데스 로블레스는 "추첨 번호는 조작될 수 없다"며 조작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매회 자신이 정한 일련 숫자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어떤 조사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 1등 당첨자는 "나는 수년 동안 9의 배수, 8의 배수, 7의 배수, 6의 배수에 베팅해왔다"면서 당첨된 것을 기뻐했다.

이를 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학 교수 테렌스 타오는 "특정 패턴을 보이는 일련의 숫자가 당첨되는 것은 드물다"면서도 "전 세계 수백 개의 복권 중 당첨 번호가 특이한 패턴을 보이는 것은 통계적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UP 통계학과 부교수 피터 줄리안 케이튼은 9의 배수 숫자들이 로또 종이에 대각선으로 배열된다는 것을 언급했다.

그는 "로또는 추첨 공을 통해 무작위로 선정하지만, 우리 인간은 특히 매일 참여하고 싶을 때 쉽게 만들 수 있는 패턴과 순서에 따라 숫자를 선택한다"며 인간의 본성이라고 봤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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