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산재 신청 급증 했다는데…"직원 숫자는 6배 늘어"

입력 2022-10-05 09:40   수정 2022-10-05 10:34



최근 5년간 산재 신청 1위를 차지한 곳은 대한석탄공사로 나타났다. 또 쿠팡과 플랫폼 기업인 우아한청년들 등에서도 산재신청이 급증한 것으로도 나타났지만, 그만큼 상시 근로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산재 신청 건수는 대한석탄공사가 5287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쿠팡(4537건), 현대차(2888건), 우아한청년들(2883건), 현대중공업(2448건)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산재 신청이 가장 많았던 사업장은 대한석탄공사로 5년간 5287건의 산재를 신청해 2872명이 승인받았다.

석탄공사의 경우 매년 상시근로자의 6~70%를 상회하는 인원이 산재를 신청하는데, 이는 석탄 분진에 다량 노출될 수밖에 없는 광업의 업무 환경 특성상 난청, 폐 질환 판정을 받는 환자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에서는 4537건의 산재가 신청됐고 95%에 해당하는 4312건이 산재 판정을 받았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2888건을 신청하고 2549건에 승인이 떨어져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2883건의 산재를 신청해 96%에 달하는 2,764건 산재 인정을 받은 배달의민족의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이었다.

우아한청년들은 2021년 산재 신청이 급증해 올해 8월 기준으로 산재 신청 기업 1위에 올랐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업계가 급성장하며 늘어난 배달 노동자의 업무 중 사고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게 김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신청한 산재 2,448건 중 1,890건 승인이 떨어져 5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예년엔 순위에 없던 쿠팡이나 우아한형제들의 산재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이 몸집을 급격하게 키우면서 근로자 숫자가 급증하는 바람에 산재 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쿠팡은 2018년 당시 근로자 5477명일 때 산재신청 201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근로자 3만4000명으로 6배 이상 늘어나면서 산재 신청 건수도 2000여건으로 급증했다.

우아한청년들도 2019년 상시근로자 779명일 때 168건이었으나 지난해 근로자 2만명 넘기면서 991건으로 조사됐다. 근로자가 26배 늘어날 동안 산재는 6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산재신청 10위권인 쿠팡풀필먼트도 근로자 1만4600명일 때 신청 건수 150건이었으나 지난해 6만3500명으로 늘어났음에도 신청 건수는 332건에 그쳤다.

한 산재 전문 노무사는 "플랫폼 기업들이 몸집을 급격하게 불리며서 플랫폼 기업의 산재가 급증한다는 착시 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며 "질병이 발생하면 웬만하면 산재로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산재 신청 건수와 인정 건수가 4년 전에 비해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주환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산업생태계 변화에 따라 배달업 등 산재 취약 업종들이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업종별 산재 예방을 위한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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