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사고파는 트레이딩을 넘어 투자를 통해 식량,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종합사업회사’로 사업모델을 진화하고 있습니다.”
노민용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에너지와 트레이딩 사업 위주의 편중된 이익구조에서 에너지, 투자법인, 트레이딩 사업간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량 △에너지 △친환경 사업 등을 앞세워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엔 연결 기준 5367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호조로 에너지 자원개발과 구동모터코어, 팜오일 등 투자법인의 성과가 대폭 개선됐습니다. 철강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냈습니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백투백(Back to Back) 트레이딩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백투백 거래는 공급처 물건을 필요한 수요처에 중개 판매해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대규모 운전자본이 소요될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습니다. 대신 그룹 물량 및 기존 확보한 우량자산과 연계한 캡티브(Captive) 트레이딩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非)경상영업손실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과거 부실했던 투자자산들에 대한 정리도 대부분 마무리돼 재무안정성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정책에 따른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확산되고 있어 내년도 경영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에 대비해 거래국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운전자본 관리는 단순 재무지표 개선을 위한 관점보다는 더욱 강건한 트레이딩 사업의 근간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지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트레이딩은 지금까지 회사의 근본 사업이었습니다. 과거 수십년간 트레이딩에 특화돼 성장했고, 임직원들의 자부심이자, 내·외부적으로 회사의 아이덴터티로 각인돼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공급 간 정보 격차가 줄어들어 종합상사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상황에서 전통적 방식의 트레이딩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트레이딩’을 넘어 투자를 통해 식량 에너지 친환경 전기차 부품 등 다양한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종합사업회사입니다. 이들 사업은 핵심 사업군으로 중점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룹의 7대 핵심사업인 에너지·식량 사업과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인 친환경 전기차량용 구동모터코어 사업은 당사가 그룹 내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소 사업 등 그룹에서 추진하는 신성장 사업영역에서는 55년간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개발을 총력 지원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도 창출 중입니다.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사업영역도 친환경 위주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그룹 내 개척자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오는 11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국내 유일의 가스전 운영권을 보유한 생산자 역할부터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및 발전소까지 LNG사업의 밸류체인이 확장됩니다. 생산, 액화, 운송, 보관, 발전에 이르는 모든 에너지 분야를 영위하는 에너지 기업으로서, 세계 주요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시장에서 기업을 평가할 때 여러 요인을 보지만 주로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 방식의 트레이딩은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시장에서 수익성 측면에서 평가를 잘 받지 못합니다. 시장에선 아직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종합상사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캡티브 자산 기반의 트레이딩으로 전환을 통해 시장에서의 평가를 제고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매년 배당액을 늘려오면서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데, 배당 외에도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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