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은 "한미 통화스와프, Fed 전제조건 충족 안 된다"

입력 2022-10-05 17:50   수정 2022-10-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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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한 때 달러당 1440원을 넘어서면서 한·미 통화스와프(달러와 원화 맞교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외환당국이 "미국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스와프 판단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Fed가 통화스와프의 전제조건으로 글로벌 달러 시장의 유동성 경색 여부를 꼽는다. 한국은행은 "Fed는 통화스와프 를 검토할 때 각국의 환율 수준보다는 외환의 대차 거래가 이뤄지는 은행간 달러 자금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리보-OIS 스프레드'다. 런던 은행간 대출금리인 리보금리와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 금리인 OIS금리간 차이다. 차이가 벌어질수록 시장 내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보-OIS 스프레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64.4bp(1bp=0.01%포인트),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는 138.0bp까지 상승했다. 위기 국면인 2020년을 제외하고 2011년 이후 평균값은 20.9bp였다. 올해 평균(14.1bp)과 올해 9월 평균(4.4bp)은 이를 한참 하회한다. 한은은 "현재 글로벌 달러 자금 시장의 유동성 사정은 안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달러자금 시장의 유동성 상황을 판단하는 지표는 '차익거래유인'이다. 한·미 금리차와 스와프레이트(선물 환율과 현물 환율의 차이)간의 편차를 나타낸다. 이 값이 클수록 달러 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익거래유인은 금융위기 때 981.5bp, 코로나19 때는 270.3bp까지 상승했다. 2011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한 평균값이 38.9bp다. 올해 평균(29.5bp)과 올해 9월 평균(28.0bp)은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한은은 "유동성 판단 지표에 근거했을 때 현재 전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달러자금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과거 Fed가 통화스와프를 실행했던 시기와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Fed의 전제조건에 맞지 않는데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해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배경이다.
송 의원은 "지난 정부 내 급속도로 증가한 가계부채로 환율 급등에도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당장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쉽지 않은 등 외환당국이 가진 카드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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