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업 관련 민간 싱크탱크인 파이터치연구원은 ‘주택보유세 증가가 월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5일 공개했다.
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 국가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자료를 분석했다. 각국에서 임대인의 이윤, 주택보유세, 집값, 주택 수요·공급량 등의 자료를 뽑은 뒤 응용통계학 분석 기법인 ‘하우스만·테일러 추정법’을 도입해 계산했다. 그 결과 주택보유세와 월세는 비례해서 증가하는 ‘양(+)의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한국을 포함한 22개국 조사값 평균을 내보면 주택 보유세가 1% 이상 증가하면 이듬해에 임차인의 월세는 0.06% 오르는 것으로 나왔다. 보유세 부담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 때 월세에 전가된다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상식이나 상관관계를 수치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운데 연간 20만원이 월세로 전가된 셈이다.
종합부동산세율은 2주택(조정지역) 및 3주택 이상의 경우 2018년 0.5~2.0%, 2019년 0.6~3.2%, 지난해 1.2~6.0%로 매년 상승세다. 미국, 독일, 일본에는 종파이터치연구원 측은 주장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종합부동산세 납부자 1명이 내는 평균세액은 601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2만원 증가했다.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하면 이 가합부동산세가 없고, 프랑스에 종합부동산세와 비슷한 성격의 부유세가 있다. 프랑스는 한국과 달리 공시가가 아니라 순자산(시장가치-부채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자산의 순가치가 130만유로(약 17억6000만원)를 넘어야 세금 부과 대상이 된다.
연구원 측은 종부세 인상 부담을 전세가에 전가시키기는 어렵지만 액수 단위가 작은 월세에는 비교적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정비례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마지현 선임연구원은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세 부담 증가는 월세가격을 상승시켜 실질적으로는 임차인에게 조세를 전가하는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