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침수위험이 높은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 370가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면담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가구별 지원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중증 장애인 69가구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전망이다. 이주하지 않는 가구에는 폭우 침수를 막기 위해 차수판과 개폐식 방범창을 설치한다.
한제현 서울시2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반지하 대책 특별전담반(TF)’은 최근 20만여 가구에 달하는 서울 반지하주택 가운데 상습피해지역에서 주거 개선이 시급한 가구를 골라냈다. 3분의 2 이상 땅에 묻혀 침수 재난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이면서, 폭우 시 즉각 대피가 어려운 중증 장애인 가구를 1차로 선별해 370가구를 추려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임대주택 활용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 중인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바로 입주가 가능한 물량을 확보해 다음달부터 16가구를 우선 이주시킬 계획이다. 현재 SH가 공실로 확보하고 있는 서울시 내 임대아파트는 880가구(8월 말 기준) 안팎이다. SH가 지난 8월 공개한 공공임대주택 모집공고에 따르면 마포구 도화동 공덕삼성아파트 전용면적 32㎡의 보증금은 1069만원에 월세는 14만3200원 선이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으로 이주하는 반지하 장애인에게 보증금과 이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공임대가 아닌 민간 임대주택 지상층으로 이주를 원하는 경우는 월 20만원의 ‘반지하 특정바우처’가 최대 2년간 지급된다.
멸실된 반지하 주택은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집주인과 SH가 계약을 맺어 반지하는 지역 내 필요한 쉼터나 독서모임방, 공부방 등 마을 편의시설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주거 실태조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격년으로 정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