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결정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하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2020년 3월 후 첫 대면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뛰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로 7월 배럴당 100달러 선이 깨졌다. Fed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지난달에는 1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 선으로 밀렸다.
OPEC+의 대규모 감산으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감산이 이뤄지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나라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감산 소식에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 초반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설리/노유정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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